오늘 거리에는 깃발들이 흐른다.
나도 오늘만큼은 그 흘러가는 깃발의 꼬리라도 되고 싶어 거리에 나섰다.
공기에는 벌써 어떤 이념의 냄새가 배었다.
아마 그것이었나보다,
모두가 외치지 못해 안달나게 만든 것은.
이 곳에선 모두가 외침으로 말한다.
사소한 이야기부터 심각한 물음까지, 옆 사람부터 먼 사람에게까지 모두가 외치고 있는 곳.
나도 낯설음에 고개 숙인 채 외쳐본다.
모두가 외치는 말을 나도 외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내가 외치는 말이 모두가 외치는 말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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