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2016-11-12


오늘 거리에는 깃발들이 흐른다.

나도 오늘만큼은 그 흘러가는 깃발의 꼬리라도 되고 싶어 거리에 나섰다.


공기에는 벌써 어떤 이념의 냄새가 배었다.

아마 그것이었나보다,

모두가 외치지 못해 안달나게 만든 것은.


이 곳에선 모두가 외침으로 말한다.

사소한 이야기부터 심각한 물음까지, 옆 사람부터 먼 사람에게까지 모두가 외치고 있는 곳.

나도 낯설음에 고개 숙인 채 외쳐본다.

모두가 외치는 말을 나도 외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내가 외치는 말이 모두가 외치는 말이 되기를 바라면서.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01-01  (0) 2017.01.01
길상사 다녀온 날  (0) 2016.11.29
2016-10-26  (2) 2016.10.27
흑백사진  (3) 2016.10.24
고양이 가족 이야기  (3) 201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