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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영화 “파묘” 리뷰 거창한 삽질로 시작해서 맥빠지는 내용물로 끝난다. 웅장한 연출 속에 짜집기한 개연성없는 조각들. 인물의 성격에서도, 사건의 진행에서도, 영화의 어떤 부분에서도 인과관계를 발견하기란 매우 어렵다. 인물은 단편적이고 설정은 일회용이다. 특히 여주인공은 mz의 스테레오타입을 구성하려고 노력한 게 민망할 정도로 느껴진다. 중심 사건 연결은 한반도의 허리가 아니라 영화의 허리가 잘린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한다. 전설의 고향을 리마스터해서 보고 싶다면 볼 것. 더보기
흘려보내기 잊어버리고 흘려보내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점점 더 성격이 조급해지는 것 같다. 무엇이든 빨리 내가 바라는 대로 되었으면 좋겠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생각들이 든다. 잠깐만 생각해보면, 또 그렇게 시작했던 행동들을 돌이켜보면 오히려 하지 않는게 더 좋았던 적도 많건만 한번 생각에 빠지면 그 바깥을 내다보기가 참 힘들다. 어떤 것은 건드려서 덧내는 것보다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낫다. 내가 잘 해낼 자신이 없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더보기
기대 없애기 주변 사람들에게는 안 그런 척 하지만 내 마음은 꽤 가벼운 편에 속하는 것 같다. 무엇 하나 좋은 일이 있으면, 혹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기만 해도 벌써 마음부터 두둥실 떠오른다. 마음이 두개라면 몸까지 실려 날아갈 형국이다. 천성이 이러니 내가 날려가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마음에서 열심히 바람을 빼는 것 하나뿐이다. 그것도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쉬운 일은 아니나 마음이 뜬다싶으면 스스로도 내가 너무 들떴다는 게 느껴지긴 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기대로 한껏 차오르는 것만큼 설레는 감정도 없지만, 그만큼 사람을 허탈하고 무력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멀리 날려가다 떨어지면 많이 아플테니 그 전에 이게 헛바람이 아닌가 잘 검사해야한다. 그리고 요즘 마음에 들어있는 건 아주 헛바람인 것.. 더보기
2020-12-20 오랜만에 펜을 찾았다. 예전에 이것저것 그려보고 써본다며 화방에 가서 열심히 골라온 펜은 이제 집 어느 구석에 놓여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디 쓸만한 펜이 없나 열심히 뒤져보다가 그 펜을 다시 찾았다. 수묵화 수업에서 쓰던 종이들과 묵과 붓과 다른 잡동사니들을 모두 넣어놓은 수납함에서는 그 수업의 냄새가 아직도 났다. 그 냄새에서 그렇게 빠르게 기억이 떠오르는 것에 신기해하면서 괜히 더 맡아보다가 구석에 놓인 펜통을 찾았다. 굵기별로 6개가 가지런히 들어있어야하는 통에는 절반은 비었고 3개만, 굵기도 제 각각으로 남아있다. 종이에 대고 몇 자 써보니 생각보다 색이 흐릿하다. 분명히 예전에는 완전한 검정색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보니 어느정도 회색빛이다. 펜도 낡으면 색이 바래나? 내가 다른 펜을 착각.. 더보기
2018-09-17 그 동네는 달을 이고 사는 동네달 아래로 산 기슭에 줄지어서있는,저 멀리 옛 성곽에 작은 불빛들 빛나는,비내리면 물안개 고요한 산줄기 타고 내려온다. 더보기
2017-01-17 처음 컴퓨터를 배울 때보다 지금 다른 일을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 더 무섭다. 내 길에서 내려온다는 생각이, 다시 원래의 길로 돌아오기 어렵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망설이게 한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것처럼 시작하자. 자유의 비밀은 용기다. 더보기
2017-01-01 새해 첫날부터 한밤중에 감기때문에 깼다. 시작은 조금 안 좋지만, 그만큼 점점 더 나아지는 1년이 되길! 더보기
길상사 다녀온 날 2016.11.26 오전부터 눈이 쏟아졌다. 눈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계속 펑펑 내려서 오후까지도 한동안 그치질 않았다. 첫눈을 이런 식으로 맞이해서 창문을 열고는 조금은 당혹스러웠다. 꼭 누구한테 알려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눈이 오는 날이면 항상 밖에 나가서 어디든 좀 돌아다니고 싶어진다. 눈 내리는 날에 돌아다니면 괜히 내리는 눈들 사이에 파묻히는 느낌이라 더 포근한 느낌도 들고, 풍경도 확 달라져서 돌아다니는 게 재미있다. 근데 막상 나갈 준비를 하고 나니 눈이 다 그치고, 또 바닥에 쌓인 것도 없이 축축한 물웅덩이뿐이라 나갈지 말지 고민하다가 해질 무렵에야 집을 나섰다. 아주 옛날에 어떤 일로 갔었고, 이후로 간간히 혼자 가는 곳이지만 길상사는 아직도 내게 새로운 곳이다. 갈 .. 더보기
2016-11-12 오늘 거리에는 깃발들이 흐른다.나도 오늘만큼은 그 흘러가는 깃발의 꼬리라도 되고 싶어 거리에 나섰다. 공기에는 벌써 어떤 이념의 냄새가 배었다.아마 그것이었나보다,모두가 외치지 못해 안달나게 만든 것은. 이 곳에선 모두가 외침으로 말한다.사소한 이야기부터 심각한 물음까지, 옆 사람부터 먼 사람에게까지 모두가 외치고 있는 곳.나도 낯설음에 고개 숙인 채 외쳐본다.모두가 외치는 말을 나도 외칠 수 있기를 바라면서,내가 외치는 말이 모두가 외치는 말이 되기를 바라면서. 더보기
2016-10-26 저녁에 잠깐 잤더니 아무리 누워있어도 잠이 오질 않아서 다시 일어났다. 예전에 쓰려했던 글만 쓰고 다시 자러 가야겠다. 혼자 자전거 타러 여의도에 갔던 날. 시원한 여름날 밤이라 사람들 속에서 밤 공기가 분주했다. 이런 날은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벌써 혼자 들뜰 채비를 하고 간다. 항상 보던 그런 풍경일 걸 알면서도 오늘은 뭔가 새롭지 않을까, 행여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까 궁금증을 몸에 두르고 나가는 날. 한껏 활기차게 버스를 타서, 덜컹덜컹 실려가다가 다시 지쳐버릴 때 쯤이면 드디어 도착이다. 공원에서 자전거까지 빌리면 마침내 작은 여행의 준비가 끝난 느낌. 자전거를 잘 타지는 못하지만, 혼자서 탈 때는 이리저리 속도를 내본다. 느리게 가다가 빠르게도 딛어보고 다시 또 느리게, 왔다갔다하고있으면 괜히.. 더보기
흑백사진 나가서 흑백 사진을 몇장 찍고 돌아왔는데, 항상 컬러 사진만 찍다가 흑백 사진을 찍으니 엄청 새로웠다. 오늘 느낀 좋은 점 몇 가지를 써보려 한다. 먼저 사진을 볼 때 집중하기가 좋다. 컬러 사진이 형태와 명암과 색의 3차원 조합으로 이루어져있다면 흑백 사진은 여기서 색이 빠져서 2차원이므로, 사진을 볼 때 고려하는 요소가 줄어든다. 또 배경에 여러 색이 있는 경우, 한 배경같지 않고 분리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흑백사진에서는 주 피사체를 제외하고는 확실히 전부 배경처럼 보인다. 간혹 색이 사진의 분위기를 바꾸거나, 의도치 않은 효과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풍경이나 건물의 경우에 색이 너무 많아 잡다한 사진처럼 보이거나 형태에 집중하려고 했던 의도를 놓칠 수 있는데 흑백 사진에서.. 더보기
고양이 가족 이야기 외할머니집 고양이 나비가 새끼를 낳았다. 나는 이번 추석에 내려가서 새끼들을 처음 보았는데,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아서 제 다리로 잘 서지도 못하고 꿈틀꿈틀하는 것이 무지 귀엽다. 네 발로 일어서려하면 다리를 아주 부들부들부들부들 떤다. 아직 눈에 초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지 눈 앞에서 손을 움직여도 눈이 1초 후에나 손을 따라온다. 깨어있는 시간에 새끼들은 제각각 다른 새끼들을 뭔가 약간 멍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곤 한데, 아직 조금 바보같다. 나비가 새끼를 낳은 것은 벌써 세번째다. 처음에 두마리, 그 다음에 또 두마리를 낳고 이번에는 세마리를 낳았다. 나비는 털이 아무 얼룩도 없이 눈처럼 하얀데, 거기다 양 눈 색이 서로 다르다. 한쪽 눈은 물을 담아놓은 것처럼 파랗고, 한쪽 눈은 호박 보석같은 .. 더보기
2016-07-22 어디로 가야할지, 어디로 걸어가고 있는지조차 잘 모를 때가 있다. 그냥 한번 해보고 싶은 것들만 머릿속에 떠올라서 뒤죽박죽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그 와중에도 내가 해야할 일들은 짓궂게 고개를 내민다. 어떤 순간에는, 떠오르는 충동들이야 한번 눌러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또 다른 순간들에는 그 충동들 중 하나가 내 할 일이 되고, 해야했던 일은 저 언저리로 쑥 밀려나버린다. 나는 자신감이 있으면서도 자신감이 없다. 무얼하든 잘 하겠지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이렇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있어도 될까하는 생각도 든다. 매일 같이 부는 바람에도, 잎들은 그것이 자신의 고귀한 의무인 마냥 흔들린다. 더보기
표정 어제 이상한 일이 있었다. 안경을 쓴 채로 친구를 만났는데, 안경을 낀 상태에서는 평소처럼 웃고 이야기하고 멀쩡히 있었다. 그러다 친구가 잠깐 안경을 벗어보라고 해서 벗었는데, 그러자마자 갑자기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스스로가 무지 바보같았다. 앞이 덜 보인다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조차 모르다니. 이후에 생각해본 바로는, 표정이 아주 관계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난 표정이 내가 마음대로 지을 수 있는, 소유하고 있는 무언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무언가를 향하지 않은 표정은 의미도 없고, 있지도 않은 것 아닐까?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향하지 않은 표정은 아플 때 빼고는 별로 지어본 적이 없다. 표정의 진짜.. 더보기
"우리들"을 보고 상처는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동등하다. 다만 어릴 때 받은 상처는 대부분 잊어버렸을 뿐. 씁쓸하게, 너무나 사실적으로 환기되는 어린 시절의 슬픔. 마냥 아름답게만 기억하던 어린 시절의 아픔들을 통해서 지금도 어릴 때와 그렇게 다르지는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상처받으면 상처주고 싶어하는, 어릴 적과 똑같은 유치한 욕망들. 더보기
길상사 가는 길 아침엔 대단히 이상한 일이 있었고, 그것 때문인지 하루종일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간만에 길상사에 가기로 했다. 길상사에 가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옛날에 누가 처음으로 데려갔을 때 이후로 딱 한번 혼자 왔었는데, 그때부터 따지면 한 3년, 4년만에 가는 거려나. 출발하기 전에는 예전에 길상사에 갔었던 기억때문에 마음이 자꾸 착잡했는데, 막상 출발하고 나니 그만큼 착잡하진 않았다. 그냥 지하철에 타고 이런 저런 생각하면서, 마음 달래면서 있다보니 한성대 입구역에 도착했고, 거기서부터 길상사까지 걸어가는 것도 그렇게 오래걸리진 않았다. 가는 길에 해가 다 져버리면 어쩌나 꽤 걱정했었는데, 비가 와서 파란 빛은 없어도 다행히 구름 사이로 대충 흩어진 그런 햇빛들은 남아있었다. 걸어가는 길은 의외로 재미있었다. .. 더보기
비오는 날 버스에서 비오는 날, 가로수들은 새로운 색과 향기를 내뿜었다. 공기 중엔 비냄새와 진한 풀냄새와 물안개가 합쳐져서 낯선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버스에 앉아 이 새로운 것들이 어떤 이국의 것인 양 쳐다보았다. 더 진한 초록빛, 더 짙은 보도블럭, 반짝이는 작은 웅덩이들. 일부러 낯선 거리에 있는 것처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무를 보고 지나가는 차를 보면서, 매일 지나가는 거리에서 낯선 감상에 빠져들었다. 이국적인 것은 감상을 일으키고, 감상하는 것에서 모든 것은 이국적으로 변했다. 최근에 느끼게 된 것이지만, 냄새는 기억과 아주 잘 통한다. 하지만 김춘수의 시 "꽃"에 나오는 꽃처럼, 어떤 이야기없는 냄새는 그냥 좋은 냄새 혹은 나쁜 냄새로 지나가고 만다. 그렇지 않은 냄새들은 공기 속에 머문다기보다는 순식.. 더보기
"Inglourious Basterds"를 보고 유쾌함으로 극복하는 역사의 비극. 유쾌해진다는 것은 얼핏 가벼워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유쾌함없이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비극 또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감싸주기도 한다. 졸레도 쇼샨나에게 결국 죽는 것에서 개인은 역사의 짐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보기
글쓰기와 못된 습관 글쓰기는 참 어렵다. 생각은 어릴 때 가지고 놀던 탱탱볼 같아서 잡으려하면 이리 튀고 저리 튄다. 잡다보면 또 여기저기서 다른 생각이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데 두더지잡기 게임같기도 하다. 마침내 생각 하나를 붙들어도 글이 자연스레 써지는 것은 아니다. 잡은 생각 사이로 중요한 뭔가가 미묘하게 보일듯 말듯한데, 그게 도무지 쉽게 글로 풀어지지가 않는다. 내 성격이 게으른 탓인지 그 생각 하나만 잡고 오래 있지를 못한다. 그래서 그냥 메모장에 적어두거나 나중에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떠오르면 써야지하면서 일단 넘겨버리는데, 이렇게 쓰지 않은 글도 세어보면 여럿되는 것 같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좀 더 떠오르면 써야지하고 미뤄두었다가 좀 구체적인 심상이 떠오르면 글을 쓰기 시작할 때가 많은데, 이렇게 써도 문제가.. 더보기
슬픔을 사는 은행 어느 날 마을에 슬픔을 사는 은행이 생겼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슬픔을 사는 은행이라니.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며 은행 문을 두드렸고, 은행은 실제로 저마다의 슬픔에 대한 값을 치르고 그것을 샀다. 은행에서는 더 깊은 슬픔일수록 더 큰 값을 지불했다. 그에 대한 이상한, 심지어 가끔은 보상없이도 치르고 싶어하는 댓가로 슬퍼하던 사람은 그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게 되었다. 은행이 왜 갑자기 슬픔을 사는 것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은행은 슬픔을 샀고, 사람들은 그것을 팔아서 돈을 벌었다. 누군가가 은행에 슬픔을 팔아 부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은행이 슬픔을 사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었다. 그는 하루종일 운다고 했다. 그는 슬픈 영화만 본다고 했다. 그는 일부.. 더보기
2016-06-29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2016-02-19 회양목 그대에겐 아무것도 없어라.바람에 닳았는가, 빛나는 굳은 손도 아름답진 않고오래된 몸에서는 아무 향기조차 안 남았다.그대의 결실도 남들의 그것만큼 빛나지는 않는다.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그 자리에 놓인 그대여.그럼에도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사랑받지 못하는 그대여.오직 단단함만으로 그 자리를 지켜내온 그대여. 더보기
2016-02-19 고요한 겨울 밤에 함께 길을 걷는 것은 신기하다.도란도란 서로 이야기나누며 걷다보면, 하얀 입김과 같이 나온 모든 단어들은 사라지지도 않고 그 공기 속에 맴돈다.말소리가 섞인 공기는 따뜻하다. 니가 그걸 알고 있던걸까, 아니면 내가 알고 있던걸까. 마치 찬 공기 데우려는 듯, 걷는 내내 분주히 말하던 우리. 더보기
2016-02-18 드디어 곧 개강이다!내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한 학기가 되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보기
2016-02-01 사람은 사소한 것으로 예뻐진다. 찡그리는 눈 웃음이나, 톡 튀는 말 소리, 혹은 갸우뚱하는 고개처럼. 어떻게 그런 사소한 것들이 그렇게 예쁘게 보이는건지. 더보기
"미술관 옆 동물원" 을 보고 오래된 로맨스 더보기
2016-01-27 순간에 휩쓸려서 또 실수했다. 제발 앞으로는 그러지 않길. 조심히 생각하고 배려하면서 나아가자. 짧은 날들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자신감도 없고 조금 무기력하기도 했었는데, 나 이제는 전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해도 될까. 더보기
대만 여행 메모들_여기서 비는 무수한 남자 짧은 머리칼처럼 내린다 여기서 비는 무수한 남자 짧은 머리칼처럼 내린다. 7일째쯤에는 우산에 구멍이 뚫려서 우산을 들고 기울이는 방향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됐다. 대만 사람들은 눈이 예쁘다. 오밀조밀한 얼굴에 쌍꺼풀있는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여행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숙소에 개인세면도구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체크아웃 전날에 답장이 왔다. 나 다음 날에 나가는데... 더보기
대만 여행 메모들_집에 돌아가는 길 집에 돌아가는 길. 큰 아쉬움없이 돌아간다. 힘들었던 외곽 여행, 신났던 자전거 여행, 수많은 걸음들. 여행은 하나의 사건이 한 색으로, 여러 색깔 실들이 서로 뭉쳐진 실타래같다. 더보기
대만 여행 메모들_대만의 이미지 대만의 이미지. 초록색 슬레이트 지붕 낡은 건물 하루종일 들리는 빗소리 습한 공기 친절한 사람들 횡단보도 초록불에도 지나가는 차들 초록불이 되면 제일 먼저 출발하는 오토바이 무리 건물 아래있는 인도와 바깥 인도 인도의 건물 기둥들 길에서 나는 향신료 냄새 예쁜 아기들 10시쯤만 되어도 전부 문닫는 가게들 사람없는 밤거리 아기자기한 마을들 기차역과 선로 장막처럼 내리는 비 빗속의 고요함 대학 둘레 길의 큰 가로수들 오래되어 굵고 뒤틀린 가로수들 큰 도로 중앙선따라 심어져있는 야자수들 더보기